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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일기] 16. 어리광 마지막 항암 항암 주사를 처음 맞고 어쩔 줄 몰라 하던 기억이 아직도 내 머릿속에는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 냄새. 그 느낌. 그 공기. 모든 것이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은 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벌써 7개월이나 지났다. 6차 항암 계획의 마지막인 여섯 번째 항암이지만, 적응 된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마지막 주사만 맞으면 모든 것이 끝이 나건만, 그 주사를 맞으러 가는 길은 처음 주사실로 올라가던 발걸음의 그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휴우……웩!” 마음을 다잡는다고 크게 한숨을 쉰다는 게 그만 주사실의 냄새를 한번에 모두 들이키고 말았다. 주사를 맞으면 맞을수록 작은 냄새에도 민감해 진다. 더구나 가장 맞기 힘든 일주일의 마지막 항암주사. 그리고 이번엔 아내가 아닌 부모님과 함께 치료를 받으러 왔..
[대장암일기] #일년의 편지 2014년 2월 13일. 대장암 3기. 부천 순천향 대학교 병원에서 대장암 3기 의심을 받은지 딱 1년이 지났습니다. 대장암 판정을 받기 직전까지도 별로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와이프와 장난을 쳐 가면서 웃고 있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대장안 3기 의심 판정을 받고 난 뒤에 무언가가 나를 저 땅 속 어딘가로 끌어내리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현관 앞에서 터져버린 울음과 아내를 끌어안고 펑펑 울었던 기억. 어머니께서 제 얼굴을 보고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시며 해 주셨던 기도와 울부짖음. 친구에게 전화로 이 사실을 알릴 때, 핸드폰 너머로 들리던 그 안타까움. 1년 전 오늘 부터, 밤마다 나를 괴롭히던 '죽음'이라는 것에 대한 공포. 이 모든 것들이 마치 어제 일어난 일 처럼, 너무나도..
[암환우의 식탁 / 반찬] 3. 시금치 나물 - 흔히 먹는 반찬 시금치 나물 - 흔히 먹는 반찬 안녕하세요. David Park 입니다. 오늘은 암환우의 식탁 그 세번째로 시금치 나물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시금치는 생으로 먹을 경우에는 담석이 생길 수 있는 위험이 있으므로 언제나 데쳐서 요리를 해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물론 생으로 담석이 생길 정도로 먹으려면 엄청난 양을 먹어야 하긴 합니다만;;;) 맛도 좋고 상큼하고 영양가도 풍부한 시금치 나물! 이제 재료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시금치, 마늘, 조선간장, 참기름 재료가 정말 간단하죠? 시금치는 뭐 다들 아시다시피 아래와 같이 생겼습니다. 시금치를 다듬을 때에는 먼저 아래와 같이 칼로 밑단 부분을 잘라주시면 됩니다. 대략 작은 것 기준으로 5-6단 정도 손질하시면 하루 먹을 양 정도는 나올 거에요. 시금치 나..
[암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1. 암환자의 적 - 카더라 암환자의 적 – 카더라 대장암 판정을 받고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필자는 S결장에 악성종양이 발견되어 발병부위 전후로 15cm씩, 총 30cm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후 잘라낸 조직검사를 시행한 결과 대장암 2기로 최종 판정되었습니다. 이때 제 나이가 32세밖에 되지 않는 젊은 나이였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혹시 모를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자 항암치료를 권유 받았습니다. 적극적인 치료를 하자는 의사선생님들의 권유로 인하여 6개월 동안 항암 주사치료를 받았습니다. 항암이 끝난 지 4개월이 지났습니다. 암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흔히 겪는 시행착오를 우리 가족도 겪지 않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몸에 좋다는 것들을 찾아 다니고, 몸에 좋지 않는 것들은 무엇들인지 알아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가..
[대장암 일기] 15. 하루#1 항암 벌써 해가 중천이다. 항암을 받는 날은 되도록 출근시간을 피해서 이동한다. 조금이라도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아내와 나는 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한다. 벌써 항암도 4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항암주사는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는다. 병원으로 가는 길에서 부터 항암주사 생각에 벌써 구토가 올라오는 것 같다. 생각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려고 운전도 직접 하고 이동하건만, 이미 머릿속은 항암주사를 맞는 장면을 구간반복하는 것 외에 다른 장면이 떠 오르지 않는다.병원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느껴지는 소독약 냄새에 인상이 찌푸려진다. 겨우 참고 주사실로 올라가면, 항암제 특유의 냄새가 내 비위를 거슬리게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풍기는 소독약 냄새, 채혈을 할 때 맡게 되는 소독약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