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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bby/Photography

사진이야기 - 7. 연습 그리고 기록

연습 그리고 기록


카메라와 렌즈를 선택했고,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를 어떻게 이용해야 적절한 빛을 담을 수 있는지 알았습니다. 이제는 정말 사진 촬영 실전에 뛰어들어야 할 차례가 된 것 같아요. 이론만 알고 있는 것과 실제로 그것을 적용해서 익히는 것은 정말 천지차이입니다.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실제로 촬영을 해 보아야 합니다. 사진을 찍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면 지금은 사물을 가리지 말고 이것 저것 세팅을 바꿔가면서 찍어봐야 합니다. 조리개값을 바꿨을 때에 어떠한 느낌이 나는지, 셔터 스피드를 다양한 환경에서 바꿔서 찍어보고 그게 어떠한 느낌을 주는지, 결과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내 눈으로 보고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여기서 우리는 그냥 실험실에서 실험을 하듯이 마구잡이로 사진을 찍어도 되겠지만, 조금 더 효율적인 체득을 위해서 본인에게 자주 주어질 만한 상황을 먼저 생각해 보고 그 환경에 우선적으로 본인을 노출시켜 적응을 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실내 사진이 위주라면 실내부터 실험을 해 보고 나서 실외나 공연장 등으로 환경을 옮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고, 실외 풍경사진이 먼저라면 가까운 집 앞에서 그냥 나무나 길거리를 실험 대상으로 삼는 것이 좋겠죠. 이 과정들은 여러분들이 출사를 나가는 즐거움을 뺏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출사를 나가기 전 워밍업 정도의 수준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실제로 워밍업 수준 이상으로 실험하는 것은 여러분이 실제로 촬영하는 재미와 목적에 크게 부합하는 것은 아니니까 너무 여기에 집중을 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여러분들이 이러한 실험을 할 때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이 무엇을 어떠한 환경으로 촬영을 했는지 반드시 기록하는 것이죠. 물리적으로 노트에 기록을 하던, 머릿속에 기록을 해 놓던 그것은 크게 상관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이러한 연습을 하면서 실제로 촬영을 어떠한 환경에서 어떠한 세팅 값으로 했고, 실제 내가 촬영한 이미지는 어떠했는지, 내가 촬영하고자 하는 이미지는 어떠한 느낌이었는지를 기록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이러한 연습을 반드시 노트로 남겨놓고, 필름을 현상해서 결과물을 확인 할 때에 작성해 놓은 노트를 참고해서 시행착오를 줄여 나갔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을 하고 나서 결과물을 바로 그 자리에서 확인이 가능하니, 촬영을 할 때의 환경과 느낌을 그 자리에서 바로 리뷰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것들을 머릿속으로나마 기록해 두어야 하는 이유는 아무런 생각을 가지지 않고 촬영하는 것이 여러분의 실력 향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지금 여러분들이 워밍업으로 해야할 것은, 여러 곳에서 얻어 낸 촬영에 관한 기초 정보들을 현실에서 적용해 보고 이 것들이 실제로 어떠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에요. 그러니까 촬영을 하고 나서는 


‘이러한 세팅으로 이러한 환경에서 이렇게 찍으니 이러한 느낌이 나는 군’ 


이라는 결과가 촬영 후에 남아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카메라의 액정으로 결과물을 리뷰하는 것과 컴퓨터로 옮겨와서 결과물을 리뷰할 때에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카메라 액정으로 현장에서 리뷰하는 것은 간단하게 리뷰를 해 보는 것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됩니다.


한 가지의 작업 환경에서 어느 정도 연습을 마쳤다면 본인의 작업 환경을 두루두루 넓히는 연습도 잊지 말고 시간이 허락할 때 마다 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사실은 풍경사진을 좋아하긴 하지만, 집에서 실내에서 사진 찍을 일이 전혀 생기지 않을 것이 아니고, 인물을 찍을 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닐테니까요. 아마도 여러분들은 어느 정도 촬영에 익숙해 지고, 여러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연습을 지속적으로 하게 될 겁니다. 처음에는 기술적인 것에 집중해서 연습을 하다가 나중에 알게되는 추가적인 지식들에 대해서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테니까요. 이러한 연습의 결과물이 쌓이면 쌓일 수록 여러분이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은 좋아질 것이고, 그 토대를 바탕으로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겁니다. 좋은 이미지라는 것은 사실 주관적인 영역이기도 하고, 사진이라는 작업이 본 것을 그대로 재현하기만 하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좋은 사진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사진을 보면서 감탄을 하게 되죠. 객관적인 잣대를 들이대기는 어렵더라도 촬영에 기초가 되는 것들 위에 본인의 창의성을 결합해야 자신만의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은 보편적인 진실에 가깝죠. 피카소가 미술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린아이가 그린 그림과 같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어린 아이가 그린 그림이 아니기 때문에 그의 그림이 특별한 의미가 있고 표현방식이 유니크하다고 판단하는 것 처럼요.


우리가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연습을 해 보는 것.


실험을 해 보는 것.


그리고 기록을 해 두는 것.


우리는 지금 취미로 사진을 하고 있지만, 혹시 누가 아나요. 프로가 될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