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라카지 - La Cage Aux Folles
Casting : 정성화(앨빈), 남경주(조지), 유승엽(자코브),
유나영(자클린), 정원영(장미셸), 송승환(에두아르 딩동),
이경미(마담 딩동), 최현지(안느)
뮤지컬 라카지를 보고 왔습니다. 동성애에 관한 이야기라고 해서 좀 이해가 되지 않거나, 불편한 내용이 일부라도 있을지 모른다는 걱정을 약간 하고 갔습니다. 그러나, 그건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뮤지컬 라카지에서 다루는 동성이라는 부분은 극의 한 요소일 뿐, 동성에 대해서 말하는 뮤지컬은 전혀 아닙니다. 이런 부분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전체적인 줄거리는 다들 알고 계시다시피, 동성애자인 부모가 자신들의 자식을 결혼시키고자 하면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너무 자세한 내용은 알려드리면 극에 방해가 될 수도 있으니 여기서 그만 하도록 하죠.
뮤지컬 라카지의 전체적인 이야기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은 굉장히 밝고 경쾌합니다. 하지만, 전혀 가볍지는 않습니다. 정성화님과 남경주님이 맞추는 호흡은 유쾌하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부모로서의 모습은 고민스럽기도 하고 한없이 무겁기도 합니다. 실제로 저는 뮤지컬을 보다가 몇 번이고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있느라 힘들었습니다.(와이프도 울고 있지 않아서, 남자인 제가 혼자 울기가 좀 뭐해서;;;ㅠㅠ)
뮤지컬 라카지의 무대분위기는 굉장히 화려하고 내가 실제로 라카지 오 폴(La Cage Aux Folles)라는 게이 바를 실제로 보고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실제로 연기자들도 연기 중간중간 관객들과 호흡을 같이 하고 장난도 걸고 하거든요. 게이 바에서 이루어 지는 공연 몇 가지들도 보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습니다. 화려한 의상과 안무, 그리고 그들의 아름다움(?)도 함께 느끼실 수 있습니다.
뮤지컬 라카지의 배우들은 굉장히 캐릭터를 잘 잡아 놓은 느낌이라 감동을 많이 받았네요. 목소리 톤이라던지, 남자임에도 여자로 살아가는 이들의 행동양식(걸음걸이, 손모양, 몸짓 등)들이 하나하나 정말 디테일하게 연기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연기들이 극의 흐름과 잘 조화되면서 게이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어느 순간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역시 정성화님의 능력은 대단하시네요. 대사 전달력과 표현력, 보이스 모두 감동적입니다. 게이틱한 연기를 어찌나 맛깔나게 하시는지,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극의 흐름이 밝고 가벼운 느낌의 코미디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코 끝을 찡하게 해 줄 수 있는 이야기로 전개되어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합니다. 개인적으로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고음을 넘나드는 관객을 소름돋게하는 노래가 좀 있었으면 하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약간 그런 부분에서 감동을 좀 많이 받는 스타일이라서요. 하지만, 라카지의 이야기나 극의 분위기를 고려한다면 그런 노래가 있는 것이 더 조화롭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오랜만에 앞줄에 앉아서 공연을 보고 나니, 정말 공연을 본 게 아니라 배우들과 같이 호흡을 마치고 온 느낌이 드네요. 모두에게 허락된 자리는 아니지만, 빠른 마우스 클릭으로 여러분들도 앞자리에서 공연을 감상할 수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좋은 공연 여러분들도 함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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