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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일기 / 아버지의 일기] 4. 잘 견뎌다오 수술 아들의 수술이 결정되고 입원을 했다. 우리 가족중에 누군가가 이렇게 큰 수술로 입원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해 본적이 없다. 그러나 우리 가족은 지금 서울대학교 병원의 한 병실에 모두 모여있다. 수술이 시작되기 전 까지는 며느리가 옆에서 아들 곁을 지키기로 했다. 둘을 남겨놓고 우리는 병실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큰 아이 집으로 향했다. "할아버지이" 손녀딸이 반갑게 우리를 맞아준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녀딸이지만,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아들과 병실에 같이 있어주지 못한게 못내 마음에 걸린다. 병실에서 잘 있는 것일까. 수술을 앞두고 무서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손녀 딸의 재롱을 보는 아내의 눈에 눈물이 맺힌 것 같다. "휴우......" "한숨 쉬지 마!" 나도 모르게 나온 ..
[암정보] 암과 면역 5. 면역의 근원, 장과 면역 [암정보] 암과 면역 1. 면역력[암정보] 암과 면역 2. 체온과 면역[암정보] 암과 면역 3. 신진대사와 면역[암정보] 암과 면역 4. 스트레스 그리고 햇빛과 면역[암정보] 암과 면역 5. 면역의 근원, 장과 면역 면역의 근원, 장과 면역 오늘은 면역에 관한 마지막 이야기로 장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소장은 면역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소화기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장은 외부 유해 물질에 대한 1차 방어막 역할을 하며, 인체 면역의 70~80%를 담당하는 우리 몸의 가장 큰 면역기관입니다. 소장은 다른 장기와는 달리 점막세포가 한 겹으로 되어있어 외부 유해 물질에 취약합니다. 소장에 나쁜 세균(살모넬라, 대장균)이 증식하게 되면, 이 세균들이 내뿜는 내독소 물질로 인해서 장 점막에 ..
[대장암 일기] 13. 함께 혼자가 아니야 누나의 중재 이후에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집안 분위기는 의외의 복병에 고전하고 있었다. 우울증 항암한지 두달 째가 되자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다. 어느날 아침 머리를 감고 나서 유난히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손에 잡힌 한 움큼의 머리카락에 애써 웃음보이며 드디어 부작용이 시작되었노라고 나 조차 신기해 했다. 그러나 거울 앞에 서 있는 내 모습은 점점 불쌍한 아픈 사람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퇴원 후에 말라버린 몸이 항암으로 식욕이 떨어진 탓에 좀처럼 복구되지 않았다. 그리고 빠져가는 머리. 검게 변하고 있는 내 피부. 게다가 피부는 전부 트기 시작했다. 내 모습 여기저기에 투병중이라고 씌여있었다. 내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에는 잊어버리고 지내다가 이따금씩 거울을 ..
[암정보] 암과 면역 2. 체온과 면역 [암정보] 암과 면역 1. 면역력[암정보] 암과 면역 2. 체온과 면역[암정보] 암과 면역 3. 신진대사와 면역[암정보] 암과 면역 4. 스트레스 그리고 햇빛과 면역[암정보] 암과 면역 5. 면역의 근원, 장과 면역 체온과 면역 사람의 정상적인 체온은 36.5도 입니다. 체온이 낮아지면 신진대사능력과 면역력 뿐만 아니라, 효소 활성도, 소화능력, 혈액순솬 등 전반적인 신체 활동 능력이 저하되게 됩니다. 특히 체온이 1도가 떨어질 때마다 면역력이 30% 감소되고, 체온이 1도 올라가면 면역력이 5~6배 가량 증가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그 만큼 체온은 면역력과 그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체온을 정상체온 이상으로 유지하여 면역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크게 ..
[대장암 일기 / 아버지의 일기] 3. 그래도 다행입니다. 불면증 "안녕히 주무세요." 아들내외가 방으로 와서 잘 자라는 인사를 하고 문을 닫았다. 잘 자라니. 지금 이 상화에서 안녕히 잘 잘 수 있을까. 한평 남짓한 공간에, 그마저도 책상과 책장으로 꽉 들어차 아내와 내가 발을 겨우 뻗고 누울 수 있는 이 공간에 아내와 내가 남겨졌다. 이부자리를 펴고 아내와 나는 천정을 바라보고 누웠다. 다행히 우리부부가 누워있는 서재방에 붙어있는 엘리베이터가 오르고 내리는 소리가 숨이라도 쉴 수 있게 만들어준다. 가만히 누워 보이지도 않는 천정을 바라보며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뱉어본다. "왜 그랬을까?" "...뭐가...?" 아내는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감추며 겨우 대답을 한다. "왜, 우리 아들이 아플까?" "......" 괜한 푸념에 아내의 등이 파르르 떨려온다. 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