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일기] 21. 다짐 다짐 오늘도 어김없이 5시 20분. 핸드폰 알람이 적막한 방 안을 가득 메우기 전, 다급히 일어나 알람을 끄고 시간을 확인한다. ‘후아…’ 복직한지 며칠이 지났지만, 1년이 넘도록 잊고 있었던 습관이라 그런지 이 새벽에 일어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조용히 방문을 열고 나가자 방을 가득 채우고 있던 그 무거운 공기들 몇몇이 뒤를 따라온다. 아내가 깨지 않게 슬그머니 방문을 닫고 거실 불을 켰다. 눈이 너무 부신 탓에 한참 동안 고개를 떨구고 바닥을 응시하다 고개를 슬쩍 들어본다. 갈아입을 옷을 옷장에서 꺼내와 거실에 툭 던져놓고, 세면대와 샤워기 물을 동시에 틀어 놓는다. 세면대로 흘러나오는 물에 칫솔을 흔들어 물을 묻힌다. 세면대 수도꼭지의 물을 잠그고 양치를 시작한다. 양치를 하며 샤워를 준비하는 것..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