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일기] 17. 방심 방심 “여보세요.” 아내의 핸드폰이 울리고 조심스럽게 아내가 누군가와 통화를 한다. 감사하다는 말을 시작으로 몇 마디 나누더니 내 안부를 전화기 너머로 전한다. 내 상태를 알고 걱정하고 있는 그 누군가 일 것이다. 나를 걱정하는 마음보다 남편을 간병하는 아내를 걱정하는 그 누구. 아내는 연신 ‘네’만 반복하더니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조심스러운 말을 전하는 눈빛으로 나를 보기 시작한다. “무슨 일인데 그래?”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아내는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분, 오라버니가 췌장암 말기였대. 그런데 치료를 다 거부하고 산으로 들어갔대. 원래는 시한부로 5개월 선고 받았는데, 지금은 5년이 넘게 살아계신대.” 암 판정을 받고 지리산으로 들어가버리셨단다. 그리고 모든 것을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