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일기] 3. 너무 아프다 역치를 넘어서 대장암 수술을 위해 입원을 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대장암 수술을 위한 입원을 결정하는 외래에서 뜻밖의 아픔과 마주하게 되었다. 입원을 하기로 결정하고 진료를 마치던 그때, 의사선생님은 옆에 있는 침대에 옆으로 누워서 바지와 속옷을 내리라고 했다. "뭐지...?" 나는 옆으로 돌아 누워서 바지와 속옷을 내리고 새우자세로 누웠다. 그리고 뭔지 모르는 불안감 때문에 잠시 뒤를 돌아보았을때, 뭔가 시트콤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의사선생님은 이미 위생장갑을 왼손에 끼우시고 계셨고, 간호사는 친절하게 장갑의 검지와 중지에 로션처럼 보이는 무엇인가를 듬뿍 발라주었다. 의사선생님은 오른손으로 내 왼쪽 엉덩이를 최대한 들어올리고 장갑을 낀 왼손으로, 정확히 왼손의 검지와 중지를 내 .. [대장암 일기] 2. 지금부터라도 부모님 "David, 무슨 일이니" 5시간이 넘는 거리를 부모님이 한 걸음에 달려오셨다. 아버지는 담담한 모습이셨고, 어머니 또한 크게 놀란 모습은 아니셨다.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죄송스러운 마음 외에는 그 어떤 다른 마음이 들지 않았다.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는데, 어머니의 평정심은 그렇게 오래 가지 못하셨다. "어떻게 된거야! David!" 어머니의 울음과 고함으로 시작된 울음은 삽시간에 집안 전체를 집어삼켰다. 오로지 아버지만이 홀로 집안이 울음에 삼켜지지 않도록 기둥처럼 가족들을 달래고 달랬다. "죄송해요...죄송해요..." 이 말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주님, 우리 David 좀 살려주세요!! 주님은 능히 못하는 것이 없으신 분이 아니십니까!" 구구절절히 어머니가 내 손과 아..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