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일기] 8. 식탁과 화장실 참을 수가 없다. 병원에서 퇴원 전에 식사가 시작되었다. 이 식사가 나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갖고 있는지, 병원 밥상을 받고 나서 깨달았다. 나도 모르는 내 안의 무의식 속에서, 암을 선고 받은 때로부터 가졌던 질문. 내가 다시 식사를 할 수 있을까. 이 밥상이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이유는 나도 모르게 죽음의 길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한참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또 드렸다. 아내도 옆에서 같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감사한 마음에 흘리는 아내의 눈물이 또 다시 고마웠다. 그리고 수저를 들었다. 미음과 같이 주어진 반찬을 꼭꼭 씹어서 먹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제게 음식을 다시 한번 허락하여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수술 후 식사를 하기 전까지..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