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일기] 20. 출발 세상 밖으로 2015년 5월 13일. 오전 5시. 핸드폰 알람이 요란하게 울린다. 아직 나가려면 한 시간이나 남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알람을 일찍 맞춰 놓았다. 내가 눈을 뜨기가 무섭게 아내도 부스럭거리며 몸을 일으킨다.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고, 길게 자란 수염을 정리했다. 가지런하게 정리해 놓은 옷을 입고 머리를 말렸다. 혹시 빠트린 것이 있는지 가방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오전 5시 30분. 아직도 집을 나서려면 30분이나 남았다. 1년 3개월이나 지났지만, 그 동안 많은 것들이 달라졌지만, 이 시간. 집을 나서기 전의 이 시간과 과정에는 변한 것이 없다. 나는 다시 알람을 5시 30분으로 맞췄다. 오전 6시 “잘 다녀와.” “응. 도착해서 전화할게.” 아내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뒤로하고 집을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