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
- 꽃의 도시 피렌체 1일 차
Firenze S.M.N 역에 도착한 것이 오후 4시쯤이었습니다.
기차역에서 내려 구글 지도를 켜고 숙소 위치를 검색해서 경로를 따라가기로 했습니다.
베네치아는 골목골목이 너무 깊은 느낌이기도 하고 작은 골목이 너무 많아 구글 지도가 거의 쓸모가 없는 수준이었지만,
피렌체는 그래도 골목이 그나마 적은 편이라 구글맵이 위치를 그나마 잘 찾아주었습니다.
사실 숙소가 두오모 성당 근처라서 찾아가는 데에는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다만, 가는 길이 베네치아보다 복잡하기도 했고, 사람들도 좀 더 많은 것 같아서 소매치기를 경계하면서 이동했어요.
역에서 20분 정도 걸으니 두오모 성당이 눈앞에 딱! 나타납니다.
정말 눈으로 보고있음에도 그림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봐도 봐도 적응이 되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곧 해가 지고 노을이 질 것이기 때문에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습니다.
빨리 짐을 풀고 석양을 보러 가야 했거든요.
숙소 앞에서 호스트에게 문자를 했습니다.
음....
안 읽네요.
다시 문자를 했으나 역시나 결과는 같습니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전화를 했지만 전화도 안 받더라고요.
계속 전화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전화를 하는데,
뒤에 어떤 남자가 뭐 도와줄 거 없냐는 표정으로 전동 킥보드 위에서 우리를 보고 있더라고요.
약간 경계를 하긴 했지만, 뭐하러 왔냐고 물어보길래 여기 숙소에 왔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호스트 이름을 묻길래 알려줬더니 그게 자기랍니다.
얜 늦게 와 놓고 무슨 미안한 마음도 없이 저런 똥폼을 잡고 싶었던 걸까요...;;;;
여하튼 숙소 안내를 받고 나가려는데, 우리를 붙잡고 느긋하게 이것저것 설명해 주기 시작합니다.
에어비앤비라서 주의사항을 잘 들어야 나중에 비용이 추가되는 일이 없으니 듣지 않을 수도 없었습니다.
우리도 궁금한 것 몇 가지 물어보고 나니 6시가 되어버렸습니다.
일몰시간은 7시쯤인데, 어딘지도 모르는 미켈란젤로 광장까지 시간 내에 갈 수 있을지도 확신이 안 서는 시간이 되어버렸어요.
얼른 숙소를 나서서 버스정류장을 찾으려고 했는데, 베네치아에서도 그랬듯이 지리에 너무 취약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걷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미 서로 말은 없어지고, 여행의 즐거움은 없고 오로지 미켈란젤로 광장까지 가겠다는 목적의식만 남긴 채 좀비처럼 걸어갔어요.
걷다 보니 언덕길이 저희를 반겨줍니다.
얼른 걸어서 올라가야 되는데 다리가 천근만근이에요.
그래도 해가 거의 다 져 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빨리 안 걸어갈 수도 없었습니다.
정말 정말 힘들게 계단을 올라갔는데, 미켈란젤로 광장에 다다르고 나니 정말 피곤함이 다 잊히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해는 이미 지고 없었지만, 그래도 그 해가 남겨준 매직 아워를 조금은 맛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도 찍고 영상도 어느 정도 찍고 나니 저녁시간이 지났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 언덕에서 보이는 저~~~~기 두오모 성당 근처까지 또 걸어가야 됩니다.
눈앞이 캄캄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으니 어서 걸어가기로 합니다.
중간에 버스를 탈까, 한번 고민했지만 우리는 버스 정류장을 찾지 못할 것이 뻔했습니다.
시내까지 걸어내려 가서 와이프가 찾아둔 맛집을 검색해서 찾아갔습니다.
아쿠아 알투라는 식당인데 도착하니 줄이 벌써 길게 서 있더라구요.
다른 곳에 찾아갈 자신이 없어서 그냥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9시쯤 되니 우리 차례가 찾아왔습니다.
블루베리 스테이크와 발사믹 스테이크 그리고 글라스 와인 한 잔을 주문했습니다.
와인이 먼저 나오고,
살짝 맛을 봤습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기나긴 운동(?) 후에 먹어서 그런 것이었을까요?
곧이어 블루베리 스테이크가 나왔는데 무슨 퐁듀처럼 생겼습니다.
소스와 어우러지는 스테이크 맛은 일품이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나온 발사믹 스테이크.
그냥 이 스테이크가 끝판 왕입니다.
정말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블루베리 스테이크를 발사믹 스테이크 소스에 찍어먹었는데,
이렇게 먹는 게 가장 맛있었습니다.
역시 피렌체는 스테이크죠.
저녁은 물까지 포함해서 58.50유로 들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이제 숙소로 돌아갑니다.
그리 멀지 않은 길인데, 길도 어둡고...저희 길눈도 어둡다 보니 가깝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별로 헤매지 않고 두오모 성당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숙소는 두오모 성당만 찾을 수 있으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저녁 두오모 성당 근처에서는 여유를 좀 부려보았습니다.
두오모 성당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나서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완전히 뻗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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