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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일기] 16. 어리광 마지막 항암 항암 주사를 처음 맞고 어쩔 줄 몰라 하던 기억이 아직도 내 머릿속에는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 냄새. 그 느낌. 그 공기. 모든 것이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은 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벌써 7개월이나 지났다. 6차 항암 계획의 마지막인 여섯 번째 항암이지만, 적응 된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마지막 주사만 맞으면 모든 것이 끝이 나건만, 그 주사를 맞으러 가는 길은 처음 주사실로 올라가던 발걸음의 그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휴우……웩!” 마음을 다잡는다고 크게 한숨을 쉰다는 게 그만 주사실의 냄새를 한번에 모두 들이키고 말았다. 주사를 맞으면 맞을수록 작은 냄새에도 민감해 진다. 더구나 가장 맞기 힘든 일주일의 마지막 항암주사. 그리고 이번엔 아내가 아닌 부모님과 함께 치료를 받으러 왔..
[대장암 일기] 15. 하루#1 항암 벌써 해가 중천이다. 항암을 받는 날은 되도록 출근시간을 피해서 이동한다. 조금이라도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아내와 나는 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한다. 벌써 항암도 4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항암주사는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는다. 병원으로 가는 길에서 부터 항암주사 생각에 벌써 구토가 올라오는 것 같다. 생각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려고 운전도 직접 하고 이동하건만, 이미 머릿속은 항암주사를 맞는 장면을 구간반복하는 것 외에 다른 장면이 떠 오르지 않는다.병원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느껴지는 소독약 냄새에 인상이 찌푸려진다. 겨우 참고 주사실로 올라가면, 항암제 특유의 냄새가 내 비위를 거슬리게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풍기는 소독약 냄새, 채혈을 할 때 맡게 되는 소독약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