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 2. 촬영모드, 조리개/셔터스피드
촬영모드, 조리개/셔터스피드
본인이 사진을 취미로 삼겠다고 생각했다면, 두번째 과정은 바로 카메라를 장만하는 것일 겁니다.
그런데 요즘 카메라가 정말 많습니다.
DSLR, 미러리스 심지어 핸드폰 사진도 수동모드를 지원하면서 어느 정도 사용자의 입맛에 맞는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있죠.
카메라를 무엇을 고를지는 이제 천천히 고민해 보면 됩니다.
당장 본인의 손에 카메라가 들려 있지 않더라도, 취미로 사진을 시작하는 첫 걸음을 내 딛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사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카메라로 찍느냐 보다, 어떻게 찍느냐가 더 중요하니까요.
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빛을 담는 과정입니다.
상이 맺힐 수 있는 어떤 상자 안에 빛을 담아내는 것이 바로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죠.
이 때에 이 빛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 바로 조리개와 셔터 입니다.
수돗꼭지를 틀어서 물을 담는 것에 비교를 하자면,
조리개는 수돗꼭지의 크기가 될 것이고 셔터를 여닫는 일은 꼭지를 틀고 닫는 것과 같죠.
조리개가 넓을수록 많은 빛이 들어오게 되고, 셔터를 빠르게 여닫을수록 적은 빛을 담을 수 있습니다.
흔히 M모드라 불리우는 수동 촬영모드는 이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를 내가 임의대로 조절하여 촬영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조리개 우선모드와 셔터 우선모드도 존재하죠.
수동모드를 제외하고는 일정한 빛의 볼륨을 카메라에 맡긴 채 촬영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수동모드보다는 촬영에 있어서 좀 더 편의성을 갖게 되죠.
그러나 이 편의성을 마음껏 누리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고,
카메라의 특성과 측광 방식에 대한 이해를 어느 정도 몸에 익히고 있어야 합니다.
이 부분은 뒤에 가서 더 정확히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수동모드, 조리개 우선 모드, 셔터우선 모드 같은 촬영모드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일정한 광량을 담아내는 것이 사진이고 동일한 사진을 촬영한다고 가정했을 때에
이 세 가지 모드로 나누는 것이 도대체 왜 필요한지 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모두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를 조절하는 행위이므로 이 두 요소를 왜 조절해야하는가? 로 질문을 좀 바꿔보죠.
조리개와 셔터스피드에 따라 어떤 것이 달라지게 될까요?
우선 조리개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조리개는 말 그대로 어두운 상자 안으로 빛이 들어 올 수 있도록 뚫어놓은 구멍의 크기를 말합니다.
조리개의 수치는 1.2부터 22까지 다양한데, 숫자가 높을수록 구멍의 크기가 작아집니다.
조리개의 수치를 조절하는 것은 ‘심도’를 조절하기 위해서 입니다.
여기서 심도는 초점을 맞추었을 때, 초점이 맞는 영역을 의미합니다.
<심도가 깊은 사진>
<심도가 얕은 사진>
심도가 깊다는 것은 이 초점이 맞는 영역이 넓다는 것을 의미하고, 심도가 얕다는 것은 그 반대를 말합니다.
또 다른 말로는 조리개 값이 적을수록 즉 구멍이 클수록 아웃포커싱이 잘 되고, 조리개 값이 클수록 뒷 배경이 더 선명해 집니다.
원리를 설명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이해를 돕기위해서 조금 쉽게 설명을 드려볼게요.
우리가 어떤 풍경을 볼 때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있으면 어떠한 행동을 하게 되나요?
맞습니다.
바로 눈을 찌푸리게 되죠.
이 때 눈을 찌푸리거나 게슴치레 뜨게 되는 행위는 바로 조리개를 조이는, 즉 조리개 값을 높이는 효과를 가지고 옵니다.
이렇게 눈을 찌푸리면,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이게 되죠.
단순하게 말하면, 조리개를 조이는 행위는 보다 선명한 화면을 얻기 위한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풍경사진에서는 조리개 수치가 높은 사진들이 많고,
피사체에 주의를 집중시키기 위해서 배경을 분리하고 싶은 사진일수록 조리개 수치가 낮은 사진들이 많습니다.
<느린 셔터스피드>
셔터스피드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수도꼭지를 열었다가 그냥 닫을 뿐인데, 뭐가 달라질까요?
우리가 찍는 사물이 정지되어있다면 셔터스피드는 크게 사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움직임이 있다면 셔터스피드가 가지고 오는 효과는 이미지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어 놓습니다.
사실 사진은 어떠한 장면 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셔터가 열려있는 동안의 시간에 대한 피사체의 기록입니다.
셔터스피드를 1/60초로 촬영을 하게 되면 셔터가 열려있는 시간이 1/60초가 됩니다.
이렇게 찍은 사진은 1/60초 동안 일어난 사건에 대한 기록입니다.
1/60초 동안 3cm를 움직이는 피사체를 찍었다면, 사진에는 그 움직임이 기록될 것입니다.
같은 피사체를 1/120초로 찍었다면 1.5cm의 움직임만 사진에 기록되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이러한 움직인의 기록을 ‘흔들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셔터스피드가 빠르면 빠를수록 피사체의 움직임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보다 선명한 이미지를 얻어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우리는 어떠한 시간의 흐름이 사진에 담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후에 여러가지 사진을 찍을수록 이러한 흐름을 담고 싶게 되실겁니다.
그럼, 어떠한 모드로 촬영해야 할까요? 뭐 이런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 대답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취미로 사진을 시작하는 사람들이니까 수동모드로 촬영하는 것이 가장 좋을거에요.
수동모드로 촬영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수동모드로 연습을 많이 하게 되면 빛을 조절하는 것에 대해서 몸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초반에 찍는 사진들은 대부분 엉망일테지만, 이렇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니까, 엄마를 더 빨리 만날 수 있겠죠?
저도 수동모드로 연습을 시작했는데,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수동모드로 사진을 찍습니다.
물론 조리개 우선이나 셔터 우선모드를 아예 쓰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웬만히 급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수동모드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아마도 측광에 대한 연습이 아직도 부족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